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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삼성전자는 극명하게 대조되는 두 사업부의 현실에 직면해 있다. 한편에서는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며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디바이스 경험(DX) 사업부가 건재하다. 다른 한편에서는,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인 반도체(DS) 사업부가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심각한 실행력 위기를 겪으며 회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의 향방은 전적으로 DS 사업부의 회생 여부에 달려있다. HBM 시장에서 경쟁사에 뒤처진 기술력을 회복하고, 파운드리 첨단 공정의 수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대 과제다. 만약 이 두 가지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다면, 막대한 영업 레버리지 효과와 함께 주가는 재평가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반면, 실패는 장기적인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주요 기회 요인으로는 ▲HBM 및 파운드리 사업의 성공적인 턴어라운드를 통한 폭발적인 이익 증가 가능성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선도적 지위를 통한 안정적 현금흐름 확보가 있다.

핵심 리스크 요인은 ▲HBM 시장에서 경쟁사(SK하이닉스, 마이크론)와의 기술 격차 극복 실패 ▲파운드리 첨단 공정의 고질적인 수율 문제 지속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심화 ▲미중 기술 패권 경쟁 및 미국 국내 정치 변수로 인한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대 등이다.

결론적으로, 현재 삼성전자 주식은 높은 리스크와 높은 잠재 수익률을 동시에 내포한 '가치주'의 성격을 띤다. 본 보고서는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의 성공적인 턴어라운드 혹은 지속적인 침체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 주시해야 할 핵심 지표들을 제시하며, 복합적인 투자 환경에 대한 다각적이고 심도 깊은 분석을 제공하고자 한다.


I. 재무 및 시장 가치 평가 현황



A. 현재 시장 위치

 

삼성전자 주식의 현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미래 전망 분석의 출발점이다. 2025년 6월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57,000원에서 59,000원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1 이는 52주 최고가인 88,800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지만, 52주 최저가인 49,900원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과 투자자들의 깊은 불확실성을 반영한다.1

이러한 주가 부진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약 338조원에서 374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1 또한, 외국인 지분율이 약 49.7%에 달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비록 일부 흔들림은 있으나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여전히 유효함을 시사한다.1

 

B. 핵심 가치평가 지표 분석

 

삼성전자의 현재 가치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들은 시장의 복합적인 시각을 명확히 보여준다.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1.56배로, 동종 업종 평균인 10.53배를 소폭 상회한다.1 이는 시장이 삼성전자에 대해 약간의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음을 의미하지만, 이 프리미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가장 주목해야 할 지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다. 삼성전자의 PBR은 약 0.99배에서 1.01배 수준으로,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1 PBR이 1배라는 것은 시장이 회사의 장부상 순자산 가치와 현재 주가를 동일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브랜드 가치, 연구개발(R&D) 역량, 미래 성장 잠재력과 같은 무형 자산의 가치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이며, 시장의 깊은 비관론을 반영한다.

반면, 약 2.53%에 달하는 현금배당수익률은 주가 하락 시 일정 수준의 하방 경직성을 제공하며, 배당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1

표 1: 삼성전자 핵심 재무 및 가치평가 지표

지표 삼성전자 업종 평균 역사적 평균 (5년)
주가 (2025년 6월 기준) 57,200원 1 - -
52주 변동폭 49,900원 ~ 88,800원 1 - -
시가총액 약 338조원 1 - -
주가수익비율 (PER) 11.56배 1 10.53배 1 -
주가순자산비율 (PBR) 0.99배 1 - -
현금배당수익률 2.53% 1 1.75% 4 -
증권사 목표주가 컨센서스 75,000원 7 - -
증권사 목표주가 범위 69,000원 ~ 84,000원 1 - -

 

C. 증권사 컨센서스 및 시장 심리

 

20곳이 넘는 국내외 증권사의 리포트를 종합해 보면, 삼성전자에 대한 컨센서스 목표주가는 약 75,000원 수준에서 형성되어 있다.1 대부분의 증권사가 '매수(Buy)' 의견을 유지하고 있어 표면적으로는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해 보인다.

하지만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당한 균열이 존재한다. 목표주가는 최저 69,000원(BNK투자증권)에서 최고 84,000원(하나증권)까지 매우 넓게 분포되어 있다.1 이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삼성전자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 일부 증권사(BNK, DS투자, 흥국)들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것은 HBM 및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현상이다.1

이러한 지표들을 종합해 볼 때, 삼성전자는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음이 명백하다. PBR 1배라는 수치는 시장이 삼성전자를 더 이상 '성장주'가 아닌, 현재 자산 가치에 갇힌 '가치주'로 평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가치 함정(Value Trap)'의 평가는 과거의 영광이나 현재 DX 사업부의 안정적인 실적에 기반한 것이 아니다. 이는 전적으로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인 DS 사업부의 실행 능력에 대한 시장의 깊은 불신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향후 주가의 향방은 삼성전자가 이러한 시장의 비관적인 내러티브를 뒤집고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의 낮은 밸류에이션은 턴어라운드 성공 시 상당한 안전마진을 제공하지만, 실패 시 장기적인 주가 정체 리스크 또한 내포하고 있다.


II. 반도체 사업부(DS) 심층 분석

 

삼성전자 주가 향방의 열쇠는 DS(Device Solutions) 사업부가 쥐고 있다. AI 혁명의 파고 속에서 DS 사업부가 겪고 있는 위기와 기회는 삼성전자의 미래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 섹션에서는 HBM, 파운드리, 메모리, 자체 AI 칩 개발 등 DS 사업부의 핵심 현안들을 다각도로 심층 분석한다.

 

A. HBM 전쟁터: AI 시대 주도권을 건 사투



리더십의 위기

 

2025년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SK하이닉스가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D램 시장 점유율 1위에 등극한 것이다.9 이 역사적인 순위 변동의 핵심 원인은 바로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전체 D램 출하량의 14%에 불과한 HBM으로 D램 영업이익의 54%를 창출하는 경이적인 수익성을 달성했다.12 이는 HBM 시장에서의 패배가 곧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 상실로 직결됨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다.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실패

 

삼성전자가 겪고 있는 위기의 핵심에는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Qualification) 통과 실패가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의 5세대 HBM 제품인 HBM3E가 발열 및 전력 소모 문제로 인해 엔비디아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13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AI 가속기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 황금 시장은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독식하고 있는 상황이다.11 이는 단순한 매출 손실을 넘어, AI 시대의 핵심 공급망에서 삼성전자가 소외되고 있다는 심각한 위기 신호다.

 

HBM4 로드맵 경쟁

 

전쟁은 이미 다음 세대인 HBM4로 옮겨가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이미 HBM4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며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11 반면 삼성전자는 HBM3E 문제 해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HBM4 경쟁에서마저 뒤처질 경우 기술 리더십의 영구적인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있다. 삼성전자는 HBM4에 경쟁사보다 한 세대 앞선 1c D램 공정을 적용하는 고위험 고수익(High-risk, High-reward)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13 이 전략이 성공할 경우 단숨에 경쟁사를 뛰어넘는 '퀀텀 점프'가 가능하지만, 수율 확보에 실패할 경우 오히려 개발 지연이라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의 대응

 

삼성전자 경영진은 HBM 경쟁력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HBM 공급량을 전년 대비 2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혔다.16 하지만 이러한 양적 확대는 근본적인 기술 문제와 수율 이슈가 해결되어야만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시장은 삼성전자의 약속이 아닌,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 통과라는 실질적인 결과물을 기다리고 있다.18

표 2: HBM 경쟁 구도: 기술 및 시장 점유율 비교

구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HBM3E 현황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미통과 13 엔비디아에 주력 공급 11 엔비디아에 공급 시작 11
HBM4 현황 개발 중, 샘플 미공급 2025년 3월 샘플 공급 11 2025년 6월 샘플 공급 11
핵심 기술/전략 1c D램 공정 적용 (고위험 고수익) 13 1b D램 기반, 높은 수율과 안정성 18 1b D램 기반, 빠른 추격 전략 11
2025년 HBM 시장 점유율 (추정) 20% 미만 50% 이상 12 20%대 19

 

B. 파운드리의 시련: TSMC 추격과 수율과의 전쟁



GAA 승부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 3나노 공정에서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Gate-All-Around) 기술을 도입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20 이는 기존의 핀펫(FinFET) 기술을 유지한 TSMC를 기술적으로 뛰어넘으려는 야심 찬 시도였다. GAA 기술은 이론적으로 핀펫보다 전력 효율과 성능이 뛰어나 AI 칩과 같은 고성능 반도체에 더 적합하다.

 

수율 문제

 

하지만 삼성전자의 '세계 최초' 타이틀은 '수율'이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GAA 공정의 높은 기술적 난이도로 인해 삼성전자의 3나노 수율은 50~60%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18 반면, 성숙한 핀펫 기술을 사용한 TSMC의 3나노 공정 수율은 80% 이상을 안정적으로 기록하며 애플, 엔비디아 등 핵심 고객들을 독점했다.24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격차는 60%p에 육박할 정도로 벌어졌다.24 수율 문제는 단순히 이익률 하락을 넘어, 고객 신뢰 상실과 미래 수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2나노 진검승부

 

이제 시장의 관심은 양사 모두 GAA 기술을 적용하는 2나노 공정으로 향하고 있다. 2나노 공정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명운을 건 진검승부가 될 것이다. 관건은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서 겪었던 값비싼 학습 비용을 바탕으로 2나노에서 얼마나 빠르게 수율을 안정시킬 수 있느냐이다.22

초기 전망은 엇갈린다. 일부 대만 언론에서는 TSMC가 이미 2나노 공정에서 90%라는 경이적인 테스트 수율을 달성했다고 보도하는 반면 26, 삼성전자 역시 4나노 수율을 80%까지 끌어올리고 2나노 수율도 40% 수준까지 개선하는 등 점진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27 결국 2나노 경쟁의 승패는 누가 먼저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여 엔비디아, 퀄컴, AMD와 같은 대형 고객사의 주문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표 3: 파운드리 공정 및 수율 비교: 삼성전자 vs. TSMC

공정 구분 삼성전자 TSMC
3나노 트랜지스터 구조 GAA (세계 최초 도입) 20 FinFET (안정성 중시) 21
  수율 (추정) 50~60% 18 80% 이상 24
  주요 고객 제한적 Apple, Nvidia, AMD 등 24
2나노 트랜지스터 구조 GAA 22 GAA 29
  수율 (초기 전망) 40% 27 ~ 60% 미만 23 60% 이상 29 ~ 90% 26
  양산 목표 2025년 하반기 22 2025년 하반기 30

 

C. 메모리 사이클: D램과 낸드의 동상이몽

 

HBM과 파운드리의 전쟁 이면에서, 전통적인 메모리 시장은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길고 깊었던 불황의 터널을 지나 D램 가격은 상승세로 전환했다.31 장기적으로 메모리 시장은 연평균 5.9%의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32

다만, D램과 낸드플래시의 온도 차는 존재한다. 낸드 시장은 AI 서버와 같은 고성장 분야에 대한 노출도가 D램보다 낮아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디다.33 시장에서는 2025년 3분기부터 낸드 가격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34 삼성전자는 가격 안정을 위해 감산을 유지하는 동시에, 400단 이상의 V10 낸드와 같은 차세대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며 장기적인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33

 

D. '마하(Mach)' 프로젝트: 자체 AI 칩의 꿈과 현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가 장악한 AI 칩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자체 AI 가속기 '마하-1'을 개발하고 있다.35 마하-1의 핵심 전략은 '발상의 전환'이다. 비싼 HBM 대신 저전력 LPDDR 메모리를 사용하고, 데이터 압축 및 양자화 기술을 통해 전력 소모와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37 이를 통해 엔비디아 H100 대비 8배 높은 전력 효율을 10분의 1 가격에 구현하겠다는 것이다.37

하지만 이 혁신적인 프로젝트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초기 핵심 파트너였던 네이버와의 공동 개발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35 네이버는 마하-1의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고객이 될 예정이었으나, 프로젝트의 성능과 로드맵에 대한 이견으로 양측이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아직 양산까지 1~2년이 남은 마하-1 칩을 구매해 줄 새로운 대형 고객사를 찾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되었다.38

DS 사업부의 여러 문제들은 개별적인 사안이 아니라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HBM에서의 실패는 AI 시대의 가장 큰 수익원을 놓치는 결과를 낳았고, 파운드리의 수율 문제는 TSMC에게 첨단 로직 반도체 시장을 내주는 것을 넘어 삼성전자 자신의 제품(엑시노스, 마하-1) 경쟁력까지 훼손하는 전략적 취약점이 되고 있다.

특히 '마하-1' 프로젝트는 삼성전자의 딜레마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HBM을 사용하지 않는 AI 칩을 개발하는 것은, 자사의 HBM 생산 능력 부족을 우회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비용과 전력 효율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는 영리한 전략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HBM 기반의 고성능 AI 가속기라는 가장 수익성 높은 시장을 포기하는 수세적인 움직임으로 비칠 수도 있다. 네이버와의 협력 중단은 이러한 틈새시장 전략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결국 HBM, 파운드리, 마하-1의 운명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 중 하나라도 실패할 경우 DS 사업부 전체의 AI 전략이 흔들릴 수 있는 위태로운 구조다.


III. DX 사업부: 소비자 가전 왕좌 수성 전략

 

DS 사업부가 고전하는 동안, DX(Device eXperience) 사업부는 삼성전자의 실적을 방어하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은 AI라는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며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리더십을 재확인하고 있다.

 

A. 스마트폰 전쟁: AI로 점화된 경쟁



시장 리더십 탈환

 

삼성전자는 2025년 1분기, 약 2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했다.41 이러한 성공의 중심에는 연초에 출시된 '갤럭시 S25' 시리즈의 판매 호조가 있었다. 갤럭시 S25는 국내 시장에서 역대 최단기간 판매 기록을 경신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45

 

AI 선점 효과

 

판매 호조의 핵심 동력은 세계 최초의 AI 폰을 표방한 '갤럭시 AI' 기능이다.48 실시간 통역, 서클 투 서치 등 혁신적인 온디바이스 AI 기능들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사용 경험을 제공하며 삼성전자를 AI 폰 시장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각인시켰다. 삼성전자는 향후 '원 UI 7' 운영체제를 통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모든 삼성 기기를 AI로 연결하는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하여 이러한 선점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50

 

심화되는 경쟁

 

하지만 왕좌는 위태롭다.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는 1~3%p에 불과하며 41, 애플 역시 자체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탑재한 아이폰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51 더 큰 위협은 중국에서 온다. 화웨이는 자체 개발한 '하모니 OS'와 AI 기능을 앞세워 자국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회복하고 있으며, 특히 삼성이 개척한 폴더블폰 시장에서는 이미 2025년 1분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오르는 등 기술 격차를 거의 없앴다.52

 

시장 전망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시장은 이제 막 개화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2024년 약 1억 3,500만 대 수준인 AI 폰 시장이 2028년에는 7억 대를 돌파하며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55 삼성전자의 초기 시장 선점은 분명 큰 자산이지만, 앞으로 펼쳐질 애플 및 중국 업체들과의 치열한 기술 및 생태계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요구된다.

 

B. 스마트폰 그 너머: TV, 가전, 그리고 하만

 

스마트폰 외 다른 DX 사업부들은 성숙 시장에서 수익성을 지키기 위한 프리미엄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TV 사업(VD)은 Neo QLED, OLED 등 프리미엄 제품과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수요에 집중하여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48 생활가전(DA) 사업부 역시 '비스포크 AI'와 같은 고부가 가전 라인업을 확대하고 원가 구조를 개선하여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48

2017년 인수한 자동차 전장 및 오디오 전문 자회사 하만(Harman)은 사업 다각화의 중요한 축이다. 소비자 오디오 판매는 계절적 요인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있지만, 핵심은 차량용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 사업에 있다.48 장기적으로 자동차가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진화함에 따라 하만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다.

DX 사업부와 DS 사업부 사이에는 위험한 전략적 불일치가 존재한다. 현재 DX 사업부는 AI를 성공적으로 제품에 접목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은 점차 균열이 가고 있는 토대 위에 세워져 있다. '갤럭시 AI'의 장기적인 경쟁력은 결국 최적화되고, 전력 효율이 높으며, 비용 효율적인 AI 칩(AP)을 확보하는 능력에 달려있다.

애플의 최대 강점은 자체적으로 A 시리즈 칩을 설계하고, 세계 최고의 파운드리인 TSMC를 통해 생산하는 수직 계열화에 있다. 삼성전자의 이상적인 전략 역시 자체 AP인 '엑시노스'를 설계하고, 자사 파운드리에서 생산하여 성능과 비용을 최적화하는 것이다.44 하지만 II.B 섹션에서 분석했듯이, 삼성 파운드리의 고질적인 수율 문제는 최첨단 엑시노스 칩을 안정적으로, 그리고 저렴하게 생산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이는 결국 DX 사업부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상당 물량에 경쟁사인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을 탑재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낳는다.

이러한 외부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은 이익률을 잠식하고 삼성전자만의 전략적 차별성을 무디게 만든다. 즉, DX 사업부의 성공은 DS 사업부의 성과에 인질로 잡혀있는 셈이다. 파운드리 사업의 실패는 단순히 반도체 부문의 문제가 아니라, 삼성전자 전체의 미래인 모바일 사업의 근간을 흔드는 직접적인 위협이다.


IV. 미래 성장 동력 및 R&D

 

삼성전자는 현재의 주력 사업을 넘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로봇, AI, 그리고 대규모 인수합병(M&A) 가능성은 회사의 장기 성장 잠재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다.

 

A. 로봇과 신사업 진출

 

삼성전자는 소비자 로봇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5년 이상의 개발 기간을 거친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봇핏(Bot Fit)'의 출시가 임박했다.58 가격은 약 300만원 내외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삼성전자가 B2C 로봇이라는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개척하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59

이와 함께 공 모양의 집사 로봇 '볼리(Ballie)' 역시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 59, 삼성전자가 홈 오토메이션과 개인 비서 역할을 하는 로봇 시장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B. M&A의 딜레마

 

삼성전자는 막대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M&A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시장과 투자자들은 AI 소프트웨어, 차량용 반도체, 첨단 패키징 등 미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M&A를 꾸준히 요구해왔다.61 의미 있는 M&A는 단숨에 회사의 기술적 약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성장 엔진을 장착하는 강력한 주가 촉매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M&A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기업 문화가 HBM 사례에서 보듯, 뒤처지더라도 내부 개발을 우선시하는 보수적이고 신중한 성향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할 수 있다. 이러한 자본 배분 전략은 향후 삼성전자의 성장 속도와 방향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핵심적인 논쟁거리가 될 것이다.

'봇핏'과 같은 신사업은 흥미롭지만, 단기적으로 회사 전체의 재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 이러한 신사업의 진정한 의미는 삼성전자의 미래 전략 방향성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데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M&A의 부재이다. 이는 잠재적으로 회사의 자본 배분 효율성과 미래 성장 기회 포착 능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내부 역량 강화에만 의존할 것인지, 아니면 과감한 M&A를 통해 외부의 힘을 빌릴 것인지, 삼성전자는 중요한 전략적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V. 외부 압력: 지정학적 및 거시경제 리스크 평가

 

삼성전자의 미래는 내부의 기술 경쟁력뿐만 아니라, 통제 불가능한 외부 환경 변수에 의해 크게 좌우될 수 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 미국의 정치 지형 변화, 글로벌 통화 정책 등은 회사의 수익성과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리스크 요인이다.

 

A. 미중 기술 전쟁과 공급망 재편

 

삼성전자는 미중 기술 전쟁의 한복판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최대 수출 시장(수출 비중 34.4%)이며, 동시에 미국은 핵심 기술과 장비의 공급원이자 두 번째로 큰 시장(수출 비중 32.5%)이다.62

이러한 독특한 위치 때문에 삼성전자는 미국의 대중국 첨단 기술 수출 통제 조치를 준수하면서도, 중국 내 거대한 생산 시설과 시장 접근성을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이는 양국 사이에서 어느 한쪽의 편을 들 수 없는 '전략적 중립'을 유지해야 하는 고도의 경영 능력을 요구한다.63 이 균형이 깨질 경우, 삼성전자는 양쪽 시장 모두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B. 워싱턴 변수: 미국 대선, 관세, 그리고 보조금

 

현재 삼성전자가 직면한 가장 크고 구체적인 외부 리스크는 미국의 정치 상황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은 여러 측면에서 불확실성을 증대시킨다.

첫째,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 문제다. 바이든 행정부는 삼성전자의 텍사스 신규 공장 투자에 대해 64억 달러(약 9조원) 규모의 보조금 지급을 약속했다.65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반도체법에 대해 "기업에 돈을 줄 필요가 없다"며 공개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해왔다.66 만약 차기 행정부가 이 보조금 정책을 축소하거나 철회할 경우, 삼성전자의 대미 투자 계획과 재무 구조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둘째, 관세 리스크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등장은 광범위한 보호무역주의 정책, 특히 고율 관세 부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에 최소 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베트남과 인도에 주요 생산 기지를 둔 DX 사업부의 수익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 전체의 값비싼 재조정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14

 

C. 글로벌 통화 정책과 환율 변동의 영향

 

글로벌 수출 기업인 삼성전자의 실적은 원/달러 환율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일반적으로 달러 강세(원/달러 환율 상승)는 삼성전자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달러로 벌어들인 수익을 원화로 환산할 때 가치가 커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다른 조건이 일정할 때 원/달러 환율이 5% 상승하면 세전이익이 약 4,188억원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68

반대로, 글로벌 금리 인상은 소비 심리를 위축시켜 고가의 스마트폰이나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외국인 투자 자금의 국내 유출입에 영향을 미쳐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69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64억 달러의 보조금 지급 여부 65, 25%의 관세 부과 가능성 14 등은 모두 삼성전자의 미래 손익계산서에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구체적인 숫자들이다. 이처럼 통제 불가능한 외부 변수들은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이는 현재의 낮은 밸류에이션을 부분적으로 정당화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기술력뿐만 아니라, 워싱턴과 베이징의 정치적 기류 변화에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VI. 자본 배분 및 주주 가치 제고

 

삼성전자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명확하고 일관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 수요와 주주 환원 약속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회사의 가장 큰 재무적 과제 중 하나다.

 

A. 2024-2026년 주주환원 정책

 

삼성전자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개년간 적용될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71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주주 가치 제고에 대한 회사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정책의 핵심은 두 가지다.

  1. 고정 배당: 3년간 매년 9조 8,000억원 규모의 정규 배당을 지급한다. 이는 주당 약 1,460원(보통주 기준) 수준이다.
  2. 잉여현금흐름(FCF) 기반 환원: 3년간 발생하는 누적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한다. 정규 배당으로 지급하고 남는 재원은 특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추가적인 주주환원에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최근 6년 만에 10조원 규모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했으며, 이 중 일부는 이미 취득 후 소각을 완료하여 주주 가치를 실질적으로 제고했다.73

 

B. CAPEX와 주주환원의 딜레마

 

삼성전자의 관대한 주주환원 정책은 막대한 규모의 설비투자(CAPEX) 필요성과 상충 관계에 있다. DS 사업부의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연간 5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CAPEX로 투입되고 있다.61

문제는 업황이 좋지 않을 때 발생한다. 2023년과 같이 반도체 불황으로 실적이 악화되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CAPEX를 차감한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76 이러한 상황에서도 회사는 약속한 연간 9조 8,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 경우, 배당 재원은 회사가 보유한 현금이나 삼성디스플레이와 같은 알짜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으로 충당된다. 실제로 2023년 삼성전자는 자회사로부터 약 30조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아 본사의 현금 흐름을 보강했다.61

표 4: 주주환원 정책 요약 및 전망

구분 내용
정책 기간 2024년 ~ 2026년 71
정규 배당 연간 총 9.8조원 72
FCF 환원 정책 3년간 누적 FCF의 50% 환원 71
최근 자사주 매입 10조원 규모 매입 발표, 3조원 규모 소각 완료 73
연간 CAPEX (추정) 약 50조원 이상 61
과거 FCF 현황 2022년: 12.7조원, 2023년: -6.2조원(추정) 76

이러한 재무 구조는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이 '안전망'인 동시에 '황금 족쇄'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안정적인 고배당 정책은 주가 하방을 지지하고 배당 투자자들을 유인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매년 10조원에 달하는 고정적인 현금 유출은 50조원이 넘는 필수적인 CAPEX와 결합하여 회사의 재무적 유연성을 심각하게 제약한다. 이는 대규모 M&A나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한 더 공격적인 투자 여력을 제한하여, 결과적으로 뒤처지는 악순환을 고착화시킬 위험이 있다. 현재의 자본 배분 정책은 잠재적인 미래 성장보다는 현재의 주주 환원을 우선시하는 전략으로 평가될 수 있다.


VII. 종합 및 전략적 전망: 삼성전자 투자 논리



A. 핵심적 이중성

 

지금까지의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논리는 '한 지붕 두 가족'이라는 핵심적인 이중성으로 요약된다. DX 사업부는 AI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성공적으로 주도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성숙하고 잘 관리되는 기업이다. 반면, DS 사업부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기술 전쟁터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몰락한 거인'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거의 전적으로 시장이 DS 사업부의 재기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

 

B. 강세 시나리오 (Bull Case): 8만원을 넘어 재도약으로 가는 길

 

강세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촉매제가 필요하다.

  • 촉매제:
  1. HBM: 삼성전자의 HBM3E 및 HBM4 제품이 엔비디아와 같은 핵심 고객사의 품질 테스트를 공식적으로 통과하고 대규모 양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것.
  2. 파운드리: 2나노 GAA 공정의 수율이 TSMC와 경쟁 가능한 수준까지 극적으로 개선되고, 이를 바탕으로 주요 팹리스 기업(예: 퀄컴, AMD)으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확보하는 것.
  3. DX: '갤럭시 AI'를 앞세워 AI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며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대하는 것.
  • 결과:
    DS 사업부의 수익성이 급격히 회복되면서 막대한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이는 잉여현금흐름(FCF)의 폭발적인 증가로 이어져, 안정적인 배당 지급은 물론 추가적인 주주환원(특별배당, 자사주 매입)의 재원을 마련하게 된다. 시장은 삼성전자를 '가치 함정'에 빠진 기업이 아닌, AI 시대의 '성장 리더'로 재평가하게 될 것이며, 이는 PER 및 PBR과 같은 밸류에이션 배수의 확대로 이어져 주가의 의미 있는 상승을 이끌 것이다.

 

C. 약세 시나리오 (Bear Case): 5~6만원대 박스권에 갇히는 길

 

약세 시나리오는 현재의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고착화되는 경우다.

  • 촉매제:
  1. HBM: HBM 품질 테스트 통과에 계속 실패하고, 기술 격차가 좁혀지지 않아 HBM 시장에서 영구적으로 2위 사업자로 전락하는 것.
  2. 파운드리: 2나노 공정 수율이 개선되지 않아 TSMC의 독주 체제가 더욱 공고해지고, 삼성전자가 저수익의 레거시 공정에 의존하게 되는 것.
  3. DX: 애플의 '애플 인텔리전스'와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갤럭시 AI'의 선점 효과가 희석되며 DX 사업부의 수익성이 하락 압력을 받는 것.
  4. 지정학: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현실화되어 반도체 보조금이 삭감되거나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는 것.
  • 결과:
    DS 사업부는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고도 낮은 수익을 내는 '자본의 무덤(Capital Sink)'으로 전락할 것이다. 회사는 DX 사업부와 자회사에서 창출된 현금으로 거대한 배당금과 CAPEX를 겨우 감당하게 되며, 이는 성장을 위한 투자나 추가적인 주주환원의 여력을 소진시킬 것이다. 주식은 '가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배당수익률이 주가를 지지하는 유일한 요인이 되어 장기적인 정체 국면에 접어들 것이다.

 

D. 최종 결론 및 투자자를 위한 핵심 관전 포인트

 

현재 PBR 1배 수준의 밸류에이션은 시장의 무게추가 약세 시나리오 쪽으로 현저하게 기울어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역설적으로 강세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을 믿는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인 비대칭적 위험/보상(Asymmetric Risk/Reward) 기회를 제공한다.

본 보고서는 단순한 '매수' 또는 '매도' 의견을 제시하는 대신, 향후 12~18개월 동안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의 미래 방향성을 판단하기 위해 반드시 주시해야 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표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1. HBM: 엔비디아, AMD 등 주요 고객사로부터 HBM3E 또는 HBM4의 품질 테스트 통과 및 공급 계약에 대한 공식 발표 여부.
  2. 파운드리: 2나노 또는 3나노 GAA 공정에서 의미 있는 규모의 신규 고객사 수주 소식.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한 수율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보도.
  3. DX: 분기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데이터 및 영업이익률 추이.
  4. 지정학: 미국 대선 결과 및 그에 따른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 집행대중국/수입품 관세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

이러한 핵심 변수들의 전개 방향이 삼성전자가 기술 리더의 왕좌를 되찾고 그 과실을 주주들과 함께 나눌 수 있을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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